아주 옛날 옛적....

그리스에 쳐들어온 페르시아 군을물리치고 아주 신난  병사 하나.... 

그거 알리러 40킬로 남짓 달려가서 "우리가 이겼다" 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다 죽어버렸는데...

그 전투가 벌어진 곳이 [마라톤]벌판이고 그 아이가 뛴 거리가 42.195 킬로.. (실제로는 한 36킬로 밖에 안된다 함)

아무튼 ....

고놈 때문에 "죽도록 고생하며 뛰는 거리" 의 기준이 되어

아직까지도 "빡센 경기" 의 대명사가 되어있는.... 숨찬 역사가 담긴 경기... 마라톤...

런닝화 끈좀 묶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어보았을 꿈의 거리 42.195 킬로미터....

한창나이에 그냥 걸어서 가다가도 몇놈 탈진해서 쓰러지는 훈련소 행군거리가 40킬로가 조금 안되는것을 생각하면

그걸 뛴다는... 생각 만으로도 숨이 차 오르는거리.... 42.195 킬로미터...

제가 그 엄청난 거리에 감히.... 겁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유(?)사히 완주를 마친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감동의 깊이가 길어 할말도 많으니 재미없는 글은 패스 하시고~^^

바쁘신분은 사진만 호로록~~!! 호로록~~!!! 하셔도 좋습니다.

대회 며칠전부터, 원인이 분명한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깊은 한숨을 동반한 소화불량에 시달렸습니다. 마치 유격 전날 밤의 괴로운 설렘 처럼 말이죠...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더니만.... 역시나  시합날도 어김없이 새아침이 밝아오고...

일찌감치 도착한 시합장 입구에 주차를 하고 마음을 가다듬습니다만...

무지허니 청명한 가을 하늘과 아름다운 낙엽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하하하하

가슴은 두근두근.... 괜히 벌써 다리가 막 아파오고... 그냥 가만히 있는데 심박이 140  이 넘어가는 기이한 현상이.... ㅋㅋㅋ

이윽고 출발시간은 다가오고...

신은정이와 함께 출발선으로 슬슬 몸을 풀며 뛰어가봅니다만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

출발 선으로 가고있는데 응원 나온 진희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지~~끼야악@@@

첫 기념촬영을 해주셨어요..

어색한 연기력으로 옷고있지만...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습니다.. 하하

슬슬... 출발선으로 이동.....

굳은 각오로 전투화끈을 질끈 동여매는데 오늘의 수퍼히어로... [회장님]이 등장 하셨습니다...

수없이 많은 달리기 인파들... 사이에서 후광이 빛나셨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넷이서 기념촬영을 하고...

아자아자 텐언더 화이팅~~!!!! 한번 해주고요~~

긴장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데...

응원나온 성배와 남인이의 등장.. !!!

바쁜 아침시간에 일부러 시간내서 나와주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우리 사진도 찍어주고 바람막이도 맡아주고요~~ 참 고마운 텐언더 가족입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좌청룡 우백호라 하는건 아니겠죠???  좌청룡 우백호 아닌거 맞죠??^^

기꺼이 페이스메이커를 자청하신 회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드디어 출발 준비....

저순간엔....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더군요...

성배에게 바람막이와 기타 물품을 맡긴후.... 이제... 진짜 출발입니다... 퐈잇팅~~!!!

많은 선배님들이 추천해주신 워크브레이크 주법...

거... 그거 참 신통방통한 주법 입니다.

2킬로를 6분 30초 페이스로 달리고 나서 바로 1분간 걸었습니다.

초반 2킬로...4킬로....  피식 웃음이 나올만큼 편하더군요...

시계를 보며 딱 2킬로 가 되면 정확히 1분을 걷습니다.  그렇게 10킬로 보급까지 1시간7 분이 걸렸습니다.

"자, 이렇게 세번만 더하면 끝나는거야~!!!! " 라며 우리를 챙겨주셨어요...

정말 그럴거 같았습니다... 그냥 이거 세번만 더하면 될거 같았습니다.... (푸하하하하)

길고 지루한 레이스... 20킬로 보급에서 시계를 보았을때 2시간 16분 이었습니다.

페이스 유지에 많은 신경을 썼지만 2분 가량이 지체 되었더군요.

하지만 다른때 하프를 뛰었을때보다 훨씬 더 많은 체력이 남아있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뛰었던 하프기록이 죽을똥살똥.... 2시간 10분 이었고

그땐 의 뭐 한발짝도 더 못뛸것처럼 들어왔던걸 생각해보면

워크 브레이크 주법은 완주를 위한 체력비축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프 이후 단한 발짝도 뛰어본적 없는 저에게

22킬로 이후 마치 거짓말 처럼... 풍풍 피로가 몰려오더군요. 이건 뭐... 거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특히나 24킬로 쯤....길 한켠에서 쉬~를 하고 주로에 복귀한 직후...

갑자기 주변시야가 확~ 어두워지며 순간 현기증이 확 밀려오더니

달리는건 고사하고 서있지도 못할만큼 어지러움과 구토가 밀려왔습니다.

잠시 주로한켠에서 심호흡을 좀 하고 나니 괜찮아졌습니다만... 정말 쓰러지기 일보직전까지 갔다온 기이한 현상을 겪었습니다.

25킬로에서 턴을 하고 나니 보급이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주로를 벗어나 충분한 휴식과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있었습니다.

얼른 그 대열에 끼어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뛰기 시작...

그때부터 매 2 킬로가 어찌나 멀던지 ... 이건 뭐... 끝이 안보이더군요.

보급때 많이 쉬었으니 그냥 가자며 걷는 포인트를 지나쳐버리는 무서운 신은정이를 따라서 뛰어봅니다만

이미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닌듯 합니다.

30킬로 보급에 도착하니 .. 3시간 29분 이었습니다.

아... 남은거리 12킬로... 남은 시간 1시간 30분.... 머릿속으로 계산이 안나옵니다.

지속되는 은근한 오르막... 몸은 천근만근... 다리는 움직여지지 않고... ㅠㅠ

옆에서 조금만더!!! 조금만더~~!!! 를 외쳐주는 신은정이가 고맙습니다만

정말 그 오르막이 절벽처럼 느껴지더군요...

급기야 오르막에서 신은정이가 제 등을 밀어주며 달리기 시작...

아... 고녀석 참.. 대단한 아이 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신은정이에게 등을 맡긴채... 마라톤에서 가장힘들다던 30킬로 이후를 맞이했습니다.. ㅠㅠ

그렇게 터벅터벅 가다보니 34 킬로지점에 박경순선배님이 시원~한 꿀물과 콜라를 챙겨서

길가에 서서 우리를 막 부르셨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진짜 그 어떤 말로도 표현못할 반가움과 감사함이 느껴졌습니다.

꿀물 한잔과 콜라한잔이 주는 행복이 그렇게 클수 있을까요??

누구나 쉬고싶은 소중한 주말을 할애해서 추운날 나와 서계신 선배님께 진심으로 깊은감사 올립니다.

정말 잘 마셧습니다.!!!

소중한 한잔한잔 마시고 다시 뛰기 시작하는데 35킬로 보급 이후

이건 뭐 정말 경이로운 새로운 세상이 열리더군요...

30킬로 초반 오르막에서 허벅지 앞근육이 많이 무리를 하고 35킬로 보급이후 약간의 내리막에서

다시 무리를 했었는지...

36킬로 이후 계속 양 허벅지 앞근육에 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대회때 자전거 안장이 주저앉아서  기마자세로 자전거를 타고 나와서 쥐나던 그 느낌...

훈련부족의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어요...

37킬로에서 "뛰어나가" 한마디에 단비누나는 총총총... 뛰어나가셨고...

그뒤를 묵묵히 따르시는 회장님의 뒷모습을 보며 죽을똥살똥 달려갔습니다만...

저는 결국 양 다리에 쥐가 나서 38킬로 지점에서 쓰러져 눕고...

패트롤(?) 아저씨가 와서 양 다리 쥐난걸 풀어주시는데...

이대로 가면 죽어도 다섯시간 안엔 못들어 간다 싶으니

뭔가 가슴속에 억울함이 울컥 하며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미치겠더군요...

옆에서 신은정이는 안타까워 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그렇게 38~40킬로 까지를 정말 억울함에 목메여 가며... 엉금엉금 달렸습니다...

40 킬로 표지판을 지나는데 4시간 47분....  남은 거리 2.195Km...  다섯시간 까지 남은시간 13분...

쥐난 다리는 움직여지지 않고... 정말 미쳐버리는줄 알았습니다...

결국... 그렇게.. .남은2킬로를 ...  그앞 40킬로 보다도 힘겹게 힘겹게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결국... 다섯시간을 훨씬 넘겨서... 5시간 7분만에... 겨우 들어왔습니다.

충분히 5시간 안에 들어올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저를 버리지 않고 동반주 해준 신은정이에게 감동과 감사를 드립니다.

결국 아침에 힘차게 떠났던...종합운동장이 눈앞에 보기기 시작며

갑자기 어디서 솟았는지 모를 힘이 솟아 났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벅찬 감동이 몰려오며 힘겹게 달리는데 .... 어디서 들려오는 힘찬 함성...

저 멀리서 진희선배와 남인이와 성배... 가 힘차게 응원을 해주는겁니다....

아...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정말 정말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모두에게 너무 감사하는 기쁜 마음으로...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 했습니다.

아....

하루 지난.... 오늘...

온몸이... 천근만근.... 꼼짝도 못할 판이고요...

오후에 겨우 출근해서 오만상을 찌푸리며 한발한발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이상하게도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고 하루종일 실실~ 웃고있네요.. ㅋㅋㅋ

제 첫 완주를 위해 애써주신 회장님과 신은정이 그리고 함께 달린 단비누나에게 감사드리며

축하해주신 많은 텐언더 가족분들~!!! 사랑합니닷!!!!

감사합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