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스 형님의 동계 런훈련 프로그램을 보다
작년 12월 처음으로 잠실보조 경기장에서 100M 인터벌 뛰었던 생각이 새록새록 합니다.
동아마라톤을 1주일 남기고 진해에서 남동생이 같이 운동삼아 뛰자며 공원사랑 마라톤 접수를 해놓고
서울에 올라오다고 합니다. 현재 남동생은 해군 상사로 복무중에 있고 틈틈히 지방 10키로 대회 출전해서
평균 40분대 기록하는 동생입니다. 꾀 잘 뛰는 편이지요... 철인한다는 형을 한 번 이겨볼 요량으로 올라온 듯 합니다.ㅋ

대회당일 아침 둘은 대회장에 도착해서 환복을 하고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출발선으로 이동을 합니다.
작은 대회다 보니 삼삼오오 모여서 몸풀기가 진행되고 8시가 되자 전자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출발할 생각은 안하고 주최자로 보이는 50대 아저씨가 이런저런 설명을 한창 하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다같이 십....구....팔....칠....육...오...사....삼...이...일 출발!!" 그런데 이미 시계는 50초를
지나고 있었고 저는 막 뛰쳐 나갔습니다. 10키로 최고 기록에 도전 해보고자....
작년 통영대회에서 47분대 나왔기 때문에 이번 동계훈련으로 얼마나 기록향상이 됬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1키로  페이스가 3분 28초, 2키로 3분 45초, 3키로 3분50초... 나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가장 선두에서 질주를 했고
이런 속도를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것도 비니루 바스락 거리는 아주 큰 소리로... 3.5키로 지점에서
비니루 덥어쓴 아저씨 한 분이 바스락 바스락 굉음을 내며 4분 언더 페이스로 뛰고 있는 절 유유히 추월해서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갑니다. 그때 커피 마셨던게 탈인지 배가 아파옵니다. 페이스는 떨어지고 4분5초까지 내려갑니다. 비닐아저씨에게
추월당한게 충격인지 아님 커피가 화근인지 커디션이 갑자기 급 떨어집니다. 속도가 많이 떨어진 느낌이 들자 뒤에서 두사람이
절 추격하는게 느껴집니다. 한 사람은 역시 모르는 아저씨 또 한 사람은 제 동생입니다. 허걱... 아저씨가 제 앞으로 지나갑니다.
페이스는 정확히 4분페이스로 달립니다. 약한 마음 먹었다간 4분 페이스 유지도 힘들 것 같습니다.
어금니 꽉 깨물고 이아저씨 꼬리물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약 300미터 후방에서 계속 추격해 오고 있었습니다.
5키로 턴지점에서 아저씨는 턴을 하지 않고 계속 전진합니다. 전 10키로라 턴을 해야 합니다.
아저씨가 없어지니 또 의지가 약해집니다. 페이스는 다시 4분 10초대로 떨어지고 동생은 계속 추격해 옵니다.
6키로 지점에서 컨디션이 다시 안정을 찾고 4분언더에서 편하게 런이 가능해 집니다.
이속도 유지하고 9키로 지점에서 뒤를 돌아 봅니다. 동생이 보이긴 보였으나 조금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대로 결승점에 10키로 구간 처음으로 골인을 합니다. GPS상 10.6키로 40분 10초를 기록합니다.
10키로를 40분 언더로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는 41분대를 가리키로 있습니다.
제가 들어오고 얼마 안있다 제 동생이 들어옵니다.
형제간에 10키로 구간 1,2등을 석권해 버립니다.ㅋㅋㅋ
기록이 조금 아쉽지만 출발 전 마시면 안된다는 좋은 교훈을 또 가져 왔습니다.

겨울기간 미노스 형님의 훈련프로그램이 가장 큰 도움이 됬고
진해에서 올라운 동생의 놀라운 런 실력에 또 한번 놀라웠던 하루였습니다.
이번주 일요일 클럽 선배님들의 동아마라톤 무사완주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