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6 11:48
글쓴이 :
정재형 (106.♡.131.116)
 조회 : 1,643  추천 : 0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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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MCT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A급 대회라 상위랭커 멤버들이 거의 다 나온다길래, 어떻게 타나 한번 보고싶어 신청하였습니다. MCT 투어 등록비는 15만원으로 너무 비싸서 패쓰......제가 자전거에 매진하는것도 아니고...
* 코스는 총 73K였으며, 특이한 점은 계측지점이 두 번이라는 것. 27K 업힐 정상에 1차계측 후 내리막이 매우 위험하여, 평화의 댐까지 다운힐 10K정도는 비계측구간, 평화의 댐에서 2차 측정 시작 후 피니시까지의 기록 합산으로 등위 결정
- 시작하자마자 10킬로는 평지와 같은 얕은 오르막, 그리고 1차 계측지점 해산령(해발700m) 정상까지 18K(10킬로는 갈만한 오르막, 8K는 욕나오는 오르막)는 오르막.
- 2차계측 민통선 구간은 시작하자마자 오르막 13K 후, 정상을 지나면 마지막 20K 정도는 내리막에 평지의 연속..속도 엄청남.....
대회당일 아침, 몸을 풀고 자전거를 타다보니, 바람이 자꾸 빠지는 느낌이 들어, 불안한 마음에 바람을 넣으려고 펌프를 꼳으니 공기압이 40...바람을 130까지 넣으니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새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타이어에 모래알만한 뾰족한 돌이 박혀 있는 것 발견. 화천까지와서 그냥 가야하나 고민중에 실란트를 구해서 일단 임시 조치하고 바람을 다시 넣었는데 80이상만 넣어도 바람이 칙칙 새는 소리가 나서 좌절(출발 20분전).....그래도 돈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타자...어떻게 되겠지.....탈수 있는데까지만이라도 타자라는 맘으로...선두그룹 느낌이나 배우고가자라는 맘으로.
드디어 출발. 시작하자마자 애 이리들 밟아대는지, 뒤쯤에서 출발한 저는 괜찮은 사람 물고 선두를 추격하였습니다. 물컹한 휠이고 뭐고 없이 일단 첨이라 힘이 많이 있으니, 평소에 많이 보던 쎄끈한 유니폼을 입고 저보다 씨꺼먼 라이더면 내공이 있는 라이더라고 판단하고 일단 붙어서 편하게 가니 어느새 선수 뭉탱이에 붙더라고요^^ 그간 시속은 43~48정도로 초반 5K뽑으니 일단 100명의 선두그룹이 형성됨. 그리고 계속 앞서거니 뒷서거니 타다가 갑자기 제 앞에 앞에 앞 사람과 그 옆사람이 우당탕 거리며 구그고 있고, 자전거의 휠이 제 눈높이에 있었습니다.다들 사고에 숙련이 되어 있어 그런지 샥샥 잘 피하며 지나가고, 저도 피하느라 반대편 차선의 흰 실선까지 나갔다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시속은 다시 높아지고 계속 그속도로 업힐의 시작 지점까지 왔을 때 암 선두그룹이 70명정도 된거 같네요. 70명중에 제가 뒤에서 10번째 정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업힐 오르기 전에 시속이 빨라서 여러줄이 아닌 한줄이었던 지라 선두그룹 앞 쪽 사람들과는 거리차이가 제법 나는 거리였습니다.
* 배운점 한가지: 코스를 숙지하고, 업힐이 시작되기전에는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겠음. 업힐 시작시점 앞에 있는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생각보다 첫 번째 업힐을 잘 못탔던거 같습니다. 앞에서 시작한 사람들중 떨어져 나오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제끼면서 올라가긴 했지만, 잘타는 사람들끼리 그룹 형성해서 경쟁하면서 가는 업힐 선두권 사람들은 쫒아가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어쨌든 그렇게 첫 번째 업힐 정상 계측구간을 40번째 정도로 지난 것 같습니다. 보급 바나나 반쪽과 초코파이를 먹고 게토레이를 물통에 보충하였습니다.
다운힐 10K 편하게 내려가다 보니 이상하게 자전거가 안나갑니다. 비계측구간이라 기록에 영향은 없지만, 뒤에서 속도 붙인 사람들이 슝슝 지나가는 것을 보면, 아차...바퀴에 바람이 없구나...그리고 고속의 코너에서 밀리는게 느껴졌습니다. 평화의 댐까지 내려가니 한번의 보급이 더 있더라고요...다른 사람들은 보급을 먹을때 전 펌프를 찾았습니다. 마침 MTB대회에 참가 서포트 아저씨가 차에서 펌프를 꺼내서 도와줬습니다. 펌프를 꼳으니 공기압이 아니나 다를까 35가 안되었습니다. 실란트 효과로 그나마 35정도에서 바람이 더 이상 빠지는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급하게 바람을 다시 130까지 넣고. 2차 계측시작(민통선 시작지점)앞으로 가니 팀플레이를 하려고 그러는지 업체팀들마다 각 팀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4~5분 서 있으니, 속속 각팀 선수들이 도착을 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 왔는지, 얼릉가자얼릉가자 그러면서 재빠리 출발하는 모습..아주 얌시러워 보였습니다. 델고 갈 사람 다왔으니 얼릉 다른사람은 버리고 가자는 분위기 ㅋㅋㅋㅋ 만약 제가 바람 넣는걸 늦게 마무리했다면 그 그룹에 못껴서 갔을 생각에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ㅎㅎㅎㅎ
2차 계측이 시작하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되고, 해발 500미터가량의 7K짜리 마지막 업힐이 되자 선두그룹이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부러 앞쪽에 있었던지라 선두그룹을 따라 붙기가 용이했습니다. 꼬불꼬불 지그재그 업힐이 계속되고, 앞쪽에서 업힐을 시작하는 것이 왜 좋은지 느낄수 있었습니다. 뒤에서 저를 제치고 올라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심리적으로 힘드니까 앞그룹만 따라가자라는 생각으로 뒤에서 따라오니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용케 선두그룹에 붙어서 정상까지 올라왔습니다.
다들 소리를 지리고 용을 써가며 업힐을 오르고 있었던 사람들인데 정상에 오르자 마자 다운힐에서 속도를 붙이기 위해 미친 듯이 쏩니다...
그런데 제 자전거는 속도가 안납니다....그리고 꼬불꼬불한 코너에서는 휠이 밀려서 불안불안합니다....선두그룹이 점점 멀어집니다. 내 속도도 빠른 속도인데 자꾸 멀어지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저처럼 다운힐에서 떨어진 3명과 앞 선두에서 떨어져나오는 2명이 어느샌가 합류하려 5명이 시야에서 없어진 선두그룹을 잡기위해 무언의 약속이나 한 듯이 죽음의 로테이션을 시작합니다. (제 앞사람은 와츠싸이클링의 외국인, 그사람 뒤에서 한국사람이 다리가 왜 이리 길지?라고 생각했는데 경기 끝나고 보니 외국인이었음. 그정도로 정신없이 탔음) 그렇게 약 15K를 시속 45이상으로 계속 쫒았습니다.
5명이서 로테이션을 계속 돌리다보니 시야에 없던 선두그룹이 100미터 전방에 보였고 점점 거리가 줄어드는 듯이 보였습니다. 로테이션에서 더 힘을 냈습니다. 그런데....로테이션이 힘들었는지, 한명이 떨어져 나가고 넷이서 하다가 한명이 더 떨어져 나가 3명이 남습니다. 3명으로 로테이션 하기는 너무 힘들었습니다....손에 잡힐 듯이 들어왔던 선두그룹은 점점점 멀어집니다. 계속 눈앞에 보이긴 했지만 계속 거리가 멀어지는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힘을 썼는데 선두그룹을 못잡으니, 로테이션 돌렸던 사람들 모두 좌절했는지 시속이 40정도로 줄었습니다....전 사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속도가 줄어서.. 다행...힘이 너무 드니 정신이 오락가락....정신력으로.......다른 사람들도 힘들었는지 속도가 35정도로 줄고, 선두그룹은 거의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피니시 3K표지판이 남았을 때 뒷 그룹이 저희 그룹에 합류하였습니다. 원래 세컨그룹의 로테이션에 붙어있다가 떨어져 나간 1명이 그룹에 붙어 다시 살아왔더라고요. 반가움은 잠시 뒤로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라스트 칠 준비를....70킬로 내내 왼쪽 뒷주머니에 넣어뒀던 레드불 캔을 따서 반정도 후딱 마시니 (캔은 쓰레기들이 많은 부근에 투척)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왜 레드불이나 핫6먹는지 알겠더라고요...진짜 정신이 말짱 해졌습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이제는 스퍼트 싸움입니다. 피니시전 화천대교를 건너는 선두그룹이 보고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 그룹에서의 경쟁에 집중. 뒤에서 합류했던 사람들중에서 누가 많이 끌고 누가 덜 끌었는지 대충 보이더라고요..많이 끌었던 사람들은 고속으로 올라있는 팩에서 앞으로 나오질 못했습니다. 대충 누굴 물면 되겠다 보였고, 하나하나 물고 앞으로 나가서 피니시를 쳤는데 좀 늦은 감이 있었는지 한명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피니시 골인.....
경기 후 선두그룹을 잡아보겠다고 완전 연소된 로테이션 멤버를 끼리 악수하고 인사하고 서로 격려하고 훈훈한 마무리.
* 배운점 두 번째: 업힐 정상에서 다 왔다고 방심하지 말라. 정상을 넘어 내리막일지라고 속력이 제대로 붙는 지점까지는 업 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어제의 레이스에서 크게 배운점은 두가지 였습니다. 낙차도 피해보고,(낙차는 여러번 있었으나 저한테 위해가 안된건 안썼습니다.) 뭉쳐서 타는 라이딩은 참 위험하기도 하고...정신을 계속 바짝 차려야 한다는 긴장속에 타야하는 것 같습니다.
경기결과에 “만약”이라는 건 없지만, 공기압이 빵빵했다면 좀 더 편하게 탈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긴합니다.
어쨌든 어제도 많은걸 느끼고 배우고, 훈련한 하루였습니다.
이젠 타이어 갈고, 슈트 수선해서 경주대회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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