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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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게 쓸라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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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송도듀애슬론대회에는 사정이 생겨 참가를 못하고,
5월 횡성하프듀애슬론대회, ‘은총이’대회 역시 연기되어 참가를 못하게 되어
결국, 6월 15일 열린 양구하프아이언맨대회가 올해 처음 참가하게 된 대회였습니다.
6월 14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까지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가서 짐을 챙기고 자전거를 타고
집근처의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갔습니다. 전철을 이용해 공덕역으로 간 후
하차하여 용산역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4시 40분에 이명준선배님을 대합실에서 만나고, 함께 용산발 춘천행 5시 i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올해에는 주최측에서 춘천역에서 양구대회장까지 셔틀(봉고)을 운행해준다고 하기에
itx를 이용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이동수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7시 20분쯤 대회장에 도착하여 선수등록하고 검차도 받고,
대회장과 가까운 숙소로 이동하여 짐을 푼 후,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신 박경순 형님, 역시 기차로 먼저 도착한 영기 총무와 함께
양구읍내로 이동하여, 부대찌개를 배불리 먹고 다음날 먹을 음식과 음료를 구입한 후
다시 숙소로 복귀하여 내일 있을 경기를 위한 보급을 준비한 후 10시 30분쯤
취침을 했습니다.
6월 15일 일요일
경기가 9시부터라서 맘편하게 푹자고 일어나니 5시 30분.
전날 산 빵과 우유, 캔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화장실도 두 번 다녀와서
장을 시원하게 비웠습니다(^^;)
노출되어 햇볕에 쉽게 타는 곳에 이명준선배님과 서로 썬크림을 충분히 발라준 후,
경기복으로 갈아입고, 짐을 다시 싸서 매고는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거치대로 이동하였습니다.
저는 420번! 40대 전반그룹으로 401번부터 454번까지가 같은 에이지그룹입니다.
슈트를 잘 입고, 수영코스로 이동하여 워밍업도 하고(평소엔 거의 안하는데..)
출발시간을 기다려 봅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입수하면서 열심히 팔을 저어나가 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첫바퀴는 힘이 듭니다. 몸싸움도 많고, 부표도 잘 안보입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한바퀴 돌고 두 번째 바퀴에 들어서니 많이 보던 여성선수 한명이
앞에 있습니다. 이진희 선수입니다. 저보다 월등히 수영을 잘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좀 놀랐는데, 아마 몸싸움을 싫어해서 피해다니느라 좀 늦어진 것 같아보입니다.
게다가 제가 진희씨의 오른쪽으로 붙어가게 되었는데, 팔을 젓다가 잘못해서
왼손으로 진희씨 얼굴을 쳤네요.. 정말 미안했습니다..ㅠㅠ
조금더 전진하다보니 제 오른쪽으로 드래프팅하기 딱 좋은 분을 만났습니다.
발을 건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 분의 왼쪽 다리옆에 붙어서 거의 끝까지 따라갔습니다.
수영을 나오면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고요..
수영을 마치고 자전거 거치대로 오는 언덕은.. 음.. 참 미치겠더군요.
숨은 차오르는데 약 300m의 언덕이라니..
겨우 올라와서 바꿈터로 가는데 이미 슈트를 다 벗고 헬멧 쓰고 있는 영기가 보입니다.
부랴부랴 제 자리로 들어오니 영기는 슝~~
슈트 벗고, 발 닦고, 양말신고, 신발신고, 썬글라스 쓰고, 헬멧쓰고,,
자전거를 밀고 스타트 라인으로 뛰어갑니다.
편도 25km 구간을 두 번 왕복하는 양구대회 싸이클 코스의 특징은
직선도로가 거의 없고 구불구불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평지가 없고 언덕과 내리막만 있다는 것입니다.
시야드래프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싸이클에서는 다른 선수의 뒤에서 바람을 피하면서
경기를 하면 부정한 행위로 간주되어 패널티나 실격을 판정을 받습니다.
하지만, 앞 선수와의 규정거리 이상으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따라가면 그것은 괜찮습니다.
저도 양구대회에서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여 첫바퀴는 잘 돌았고, 두 번째 바퀴는
이 방법의 희생양이 되어 좀 고전했습니다.
싸이클 코스가 같은 도로를 두 번 왕복하는지라 우리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참동안 전체 1등으로 달리고 있는 경선형님을 봤구요,
회장님께서 지나칠 때마다 큰 소리로 응원해주셨고요,
진희씨는 여자 전체 선두를 여유있게 유지하면서 타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경순형님께서도 힘찬 응원 넣어주셨고요, 이명준 선배님께는 제가 더 힘을 드린 것
같네요 ^^
드디어 길고 힘든 싸이클이 끝나고, 다시 바꿈터로 들어왔습니다.
같은 에이지 그룹 영역에 이미 자전거가 2대가 걸려있습니다.
얼른 싸이클 신발 벗고, 운동화 신고, 젤2개 넣고, 헬멧 벗고, 모자쓰고 썬글라스 쓰고,
물 한모금 마시고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욕심같아서는 21km 하프니까, 5분페이스로 1시간 45분만 뛰자! 고 했지만, 더운 날씨를
고려해서 1시간 50분에만 뛰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달렸습니다.
1km 쯤 뛰어가는데 다리가 까맣게 타신 분께서 제 옆을 성큼성큼 지나가시더군요.
천천히 뛰는 것 같은데, 거리는 점점 멀어집니다(나중에 보니 이분이 달리기 기록은
전체 1등이셨네요).
2.5km 첫 보급소까지는 괜찮게 뛴 것 같은데, 그 다음 보급소까지는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고 숨도 차고 걷고 싶고, 반환점 찍고 돌아오는 경선이형 만나서 파이팅 한번
외치고 다시 죽음모드... 겨우 5.1km 보급소에 도착해서 턴하고, 얼음물도 마시고,
얼음을 뒷주머니에 잔뜩 넣고 다시 달려봅니다.
2.5km 보급소를 500m 남겨두고 자전거로 에스코트를 받으며 달려오는 이진희씨가
보입니다. 와~~ 아직까지 여자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갑자기 진희씨 앞에서 심한 복통이 오면서 다리가 딱 멈춰버리더군요.
횡격막부위가 너무 아팠습니다.
진희씨의 걱정스런 얼굴이 스쳐갔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어서, 다시 종종걸음으로 천천히 뛰었습니다.
오히려 보폭을 좁게 하여 뛰니까 복통이 조금씩 풀리더군요.
바꿈터 근처의 턴지점에 오니 경순형님께서 시원한 물을 몸에 끼얹어 주십니다.
요즘 직장일로 잠을 못 주무셔서 달리기는 포기하셨다면서, 선수들 응원을 해주시네요.
바나나를 먹고, 물병을 받아들고 다시 뛰어갑니다. 이제 10km 남았습니다.
마지막 바퀴라서 그런지 힘이 납니다.
돌아오면서 진희씨, 영기, 회장님, 길주형님, 이명준 선배님 모두 모두 반갑게 인사하고
파이팅을 외칩니다.
3명 정도 따라잡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피니쉬 2km 남겨두고 한 분한테 잡혔고요.
결승점이 가까워지는데 경선이형님이 보이시네요.
“형~~ 빨리 뛰세요~~” 했는데, 형님이 뒤를 보시더니, 저를 기다리십니다.
둘이 손을 맞잡고 골인했습니다.
아마 멋진 사진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p.s. 이번 시합에서 얻은 기술 : 수영시 드레프팅, 싸이클 시야드레프팅,
달리기 도중 복통이 올 때 극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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